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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 한겨울, 그래도 봄은 온다

살면 살아진다. 사는 것이 모질어도 견디면 살아남는다.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았는데 폭망하고, 한치의 희망도 없이 막막하던 일들이 풀리기도 한다.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며 산다. 세상만사 뜻대로 순리대로 되지 않는다.   한 해 마지막 날이면 고객들과 칼럼 독자,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로 송부할 카드를 이메일이나 문자로 보낸다. ‘당신의 새해가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하고 번창하는 날들 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쓴 카드를 고쳐서 ‘슬픔과 아픔을 참고 견디며 새해에는 찬란한 봄이 충만하기를 간구합니다.’로 적어 보낸다.     청천벽력 같은 비상계엄과 무질서한 정국, 총체적 위기에 빠진 나라를 살리기는커녕 당파 싸움과 이념전쟁으로 끝없는 혼란이 지속된다. 이 판국에 무안공항에서 항공기 추락 사고로 179명이 사망한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그 충격적인 현장 장면은 모든 사람들 가슴에 대못을 박은 상처의 흔적으로 남을 것이다.     공개한 탑승자 명단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에 가족 단위로 여행을 떠난 승객들이 많다. 80세 아버지 생신을 맞아 18명이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던  A 씨는 3시간 전 일찍 출국해 목숨을 건졌다. 17명의 생명을 앗아간 악몽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뿐 아니라 할아버지 생신이라고 따라온 6세 여자 꼬마아이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여행한 18명 중에 혼자 살아남았다” “왜 고통은 저의 몫이냐”며 참담한 괴로움을 토로했다.   ‘세상 모든 일들이/ 되다가도 안 되고/ 슬퍼하다 웃다가/ 하늘보면 둥근 해/ 이 한 세상 산다는 거/ 생각하기 달렸는데 (중략)/ 인간 세상 이런저런/ 할 얘기도 많다지만/ 어느 세월 그 많은 말/ 하고 듣고 보내겠소 (중략)/ 세상 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 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송골매 ‘세상만사’ 중에서.     세상만사 덧없음을 되새겨도 충격과 슬픔은 가라앉지 않는다. 외신들도 “한국이 최근 발생한 계엄사태와 잇단 탄핵으로 정치적 혼란 상황에서 최악의 여객기 사고까지 더해졌다”며 “이번 사고가 한국이 잇따른 권력 이전을 둘러싼 정치적 격변 속에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미국 국적이지만 태어난 나라가 나의 나라, 내 조국이다. 국가의 안위를 지키고 법과 질서를 따르고 절약과 근면으로 버티며 사는, 착하고 성실한 국민이 있는 한 비상계엄과 탄핵의 소용돌이를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 봄은 온다. 꼭 온다. 폭풍이 몰아치고 천지가 개벽하고 겨울이 몸서리치게 잔혹해도 봄은 다시 돌아온다.     늦가을 가지치기 한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로 죽은 듯 서 있다. 혹한과 눈보라에 죽었나 가지를 꺾어보면 못 버티고 말라 죽은 것도 있고 푸르른 빛 감도는 여린 나무가지도 있다. 뿌리만 썩지 않으면 생명은 싹을 틔운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초반부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소리와 함께 이내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진다. 건반 위에서 섬세하게 혹은 춤추듯 우아하고 로맨틱한 임윤찬의 손가락 사이로 봄은 온다. 가지를 흔들고 생가지를 꺾어도 뿌리만 살아있으면 생명의 꽃 피운다. 뿌리는 민심이다.   절망과 혼돈 속에서도 봄은 온다. 민주주의의 승리로 꽃 피는 ‘민족의 봄’이 온다. (Q7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 한겨울 비상계엄과 탄핵 세상만사 덧없음 정치적 혼란

2024-12-31

[독자 마당] 잘못된 정치의 결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양국에서 5만 명이 넘는 사망자와 10만 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튀르키예에서는 1939년 12월7일 발생한 대지진의 피해를 뛰어넘는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이렇게 피해가 큰 이유는 규모 7.8의 강진 이후 9시간 만에 규모 7.5의 강진이 또 발생했고 이후에도 수십 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저 영하 6도를 기록한 강추위도 피해 규모를 키웠다.     엄청난 자연재해에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는 앞다퉈 구호물자와 구조대를 보냈다. 생존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이 지난 후에도 구조 작업은 지속되고 있지만 점점 희망은 사라지고 있다.   시리아의 강진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그러나 통계마저 정확하지 못해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시리아 정부는 ‘정부를 통한 구호’만을 승인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시리아는 어떤 나라였는가? 유프라테스 강이 국토를 가로지르며 흘러 예로부터 풍요롭고 비옥한 땅이었다. 4대 문명의 발상지인 ‘비옥한 초승달’ 지역으로 과거 인근의 이집트, 앗시리아, 바빌로니아 등이 탐냈고 프랑스도 식민 지배를 했던 곳이다.   이처럼 잠재력이 큰 국가가 쿠데타와 장기 독재 등 정치적 혼란으로 발전의 기회를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등 천재지변도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이슬람 무장단체(IS) 의 등장 등으로 인한 14년간의 내전으로 국민은 도탄에 빠졌다. 지금은 빈국 중의 하나로 난민만 68만 명에 달한다.     ‘잘못된 정치’의 결과는 국민을 추위와 굶주림으로 몰아넣었다. 국제사회가 지진의 공포로 떨고 있는 시리아 국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정치 이집트 앗시리아 정치적 혼란 시리아 국민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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